2020.07.07 08:52

[蒼霞哀歌] 파괴된 일상 - 소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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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蒼霞哀歌] 파괴된 일상 - 소노마을

#파란노을#소노마을#소노서원#소계사#산막공단#공동화#공동체#폐가#흉가#광주안씨#동래정씨

지난  번에 내가 올린 사진을 보고 큰기대감으로 마을 방문했던 분이 실망하고 욕을 하셨다. 객관적으로 추천할만한 관광지가 아니다.  소노마을은 내게 있어서 묘한 공간이다. 서원을 찾아다니는 내게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서원이 2개나 있는 마을이다. 물론 재실이나  사당 정도급이지 서원급은 아니다. 물론 광주안씨나 동래정씨의 급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그들에게 이곳은 대단히 의미가 다른 곳일  수도 있다.

농촌마을이었지만  도시화의 폭탄과 공단화의 폭풍을 한꺼번에 맞아서 마을 공동체는 거의 붕괴된 것처럼 보인다. 마을의 집들은 상당수가 폐가나  흉가이거나 농막이나 농기구 창고로 사용 중이어서 거대한 공단을 생각하면 주말에는 거의 공동화가 발생한다.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고  멀리 개짖는 소리가 텅텅 울리기까지 한다.

기숙사에 남아있는 혈기왕성한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작은 마찰도 가끔 발생한다. 내가 갔을 때도 소노저수지에서 낚시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외지인을 향한 불안한 눈빛이 느껴졌다.

2년  전에 왔을 때보다 빈집이 늘었다. 그래도 휴경지는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H자동차 공장 앞에는 벼가 자라고 있었고, 마을  입구에는 건물 모양으로 보아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지어지고 있었다. 푸른나무 대문집을 촬영하기 위해 광각렌즈를  준비했는데 누군가 담쟁이를 맑끔하게 정리해 놓아서 촬영하지는 못했다.

소계사나  소노서원은 대단히 특별한 공간이다. 그 특별함이 훼손되지 않기를 원하는 관계자 때문에 이런 공간에는 특이하게 일상성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일상성을 이번에는 무리지어 자라고 있는 봉숭아에서 찾을 수 있었다. 거대한 산막공단은 나의 바람대로 너무나  조용했다. 내가 만난 차량과 사람을 다 합쳐도 20 정도였던 것 같다. 멀리 스치고 지났던 동구밖 느티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자던  마을 주민들이 가장 많은 인파였을 것이다. 소노저수지에 낚시 하려던 외국인들이 그 다음이었다.

도심은  도심의 일상이 있고, 농촌은 농촌의 일상이 있다. 원도심에서나 일으나는 도심공동화가 발생화는 공단속의 농촌 마을, 그나마 모텔이  아니라 카페가 지어지는 것은 다행이라고나 할까? 사실 농사도 그렇게 열심인 것 같지도 않고 남아 있는 마을 주민 상당수도 식당을  운영 중이다. 그래서 파괴와 재생이 묘하게 뒤섞인 마을, 시장은 아마 친환경으로 포장하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장사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식의 붕괴도 불만들이 없을 것 같다.

한낮의 폭염 속에서 힘든 길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벌써 쓰르라미가 우는 여름의 고속도로를 건너 나의 일상 속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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