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蒼霞哀歌] 죽성으로 유배를 가다
[蒼霞哀歌] 죽성으로 유배를 가다
#파란노을 #기장 #죽성리 #죽성성당 #윤선도 #황학대 #죽성왜성 #죽성해송
이번 여행은 작지만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오늘 하루는 당직실고선생(이하 당고)의 아바타 비슷한 날이다. 오전에는 당고가 올린 배화학교 벚꽃 구경을 했고, 당고가 농담으로 한 말에서 힌트를 얻어서 결행한 기장행이었다.
짧지만 이번 여행은 윤선도로 10% 정도 빙의해 보았다. 지난 번 죽성성당을 찾았을 때 건물을 헐고 새로 짖는다는 것을 확인한 날 황학대를 알았고, 다음에 와서 확인하기로 했었다. 왜성과 해송의 존재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앞에서도 밝혔듯이 당고의 말에서 왜성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었다.
기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롯데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인지 동해선 경전철 개통 때문인지 몰라도 도떼기 시장인데 힐튼호텔 완성되면 윤선도의 희미한 흔적마저 사라질 것 같아서 불안하다. 진사들의 뮤즈인 연화리 오여사 소나무도 곧 사라질 것이다.
죽성은 윤선도가 바른 소리하다가 6년 동안 유배를 온 곳이다. 완도, 보길도만 아니라 이곳도 윤선도 기행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곰장어 팔아서 배부른 상황에서 귀찮은 고산은 파묻어 버릴 것 같다. 그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 황학대이다. 사실 암벽에 새긴 글자가 있었는데 소변이 급해서 나중에 찍기로 해놓고 잊어버리고 그냥 와 버렸다. 다시 가야한다. 다음에는 일광에 있다는 윤선도 시비도 찾아보아야할 것 같다.
왜성 올라가는 길은 질러간다고 가다가 좀 헤매었다. 지정학적인 의미는 잘 모르겠고, 경치는 좋았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해송도 멋있었다. 마을의 당산나무이기도 한 300년 정도되는 6그루의 해송이 모여 있어서 한 그루 큰 해송으로 보이는 특이한 소나무이다. 한 그루였다면 천연기념물 급이다.
전체적으로는 좀 정리가 안된 느낌이지만 그냥 가만히 두었으면 싶었다. 어둑해진 길 한 켠에 윤선도를 두고 돌아왔다.